여야, 비례위성정당 꼼수행태 점입가경

‘더불어시민당’ 출범에 정개련 “양정철 작품” 격앙, 미래한국당은 이틀만에 비례명단 바뀌어

2020-03-19(목) 09:16
[신동아방송=권병찬 기자] 여야의 비례위성정당 문제가 점입가경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여권의 비례연합정당 ‘시민을 위하여’가 18일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하고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 및 영입 절차에 착수했다.

참여를 타진하다가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한 녹색당, 민중당 등 군소정당들의 힘겨운 선거가 예상되는 가운데 역시 민주당에 버림받은 정치개혁연합은 “민주당이 처음부터 (가치 연합정당이 아닌) 위성정당을 만들 계획이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민주의 비례연합정당인‘시민을 위하여’가 18일 당명을 ‘더불어시민당’으로 정하고 공식 출범했다.


우희종·최배근 시민을 위하여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17일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인권당, 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고 오늘 미래당도 합류하게 됐다”며 “당명은 더불어시민당”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견 직후 미래당은 “참여 의사를 밝힌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최 공동대표는 “당선 안정권을 보수적으로 16명 정도로 생각할 때 9~10번까지가 소수정당과 시민사회 영역이고 민주당이 그 뒷번호”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민주당 비례 후보 25명은 10~11번 이후부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시민당은 투표용지상 앞번호를 받기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의 이적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우 공동대표는 “최소한 10명 정도를 모실 예정”이라며 “그래야 미래한국당에 대응한다는 취지가 산다”고 말했다. 총선이 끝난 뒤 당을 해산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더불어시민당은 곧바로 비례대표 후보 국민 추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공모는 오는 22일까지 제한경쟁 5개 분야(공공보건의료, 소상공인, 검찰개혁, 중소기업 정책, 종교개혁)와 이를 제외한 일반경쟁 분야로 나눠 진행한다.우·최 공동대표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정의당의 합류 의사가 늦지 않길 바란다”며 정의당에 대한 동참 촉구를 이어 갔다.

하지만 정치개혁연합 등 다른 곳과 함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끝났다고 본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정치개혁연합 조성우 공동대표는 “민주당은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할까, 말까만 정하는 것이지 본인들이 선택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참여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협상을 주도해 이해찬 대표에게 직보하는 식으로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 공동대표는 “양 원장 등 소수가 준동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정개련 하승수 집행위원장은 “민주당은 자신의 통제하에 있는 친문(친문재인), 친조국(전 법무부 장관) 세력인 ‘시민을 위하여’와 처음부터 위성정당을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색당도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허울뿐인 선거연합”이라며 불참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손혜원 의원과 정봉주 전 의원이 주도하는 열린민주당의 후보 추천 프로그램 ‘열린 캐스팅’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국종 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 정연주 전 KBS 사장,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정준희 교수 등이 추천됐지만, 이들은 불참 뜻을 밝혔다.

미래한국당, 이틀만에 비례명단 바뀌어

한편, 미래한국당은 18일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비례대표 당선권(20번) 내에 재배치하고 후보 명단과 순번 일부를 수정하는 것으로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과의 갈등 봉합에 나섰다.

파국은 막았지만 이틀 만에 비례대표 공천자 명단이 뒤바뀌는 정치 코미디가 연출됐다. 지난 16일 통합당의 영입 인재를 당선권에서 배제하고 독자적인 비례대표 명단을 짰던 미래한국당은 통합당의 물밑 요구를 받아들여 4~5명 후보를 교체하기로 했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당선권 명단 일부 재의를 의결해 공천관리위원회에 후보자 추천 명단 수정을 요구했다. 공관위는 한 대표 등 최고위원들과의 추가 회의를 거쳐 윤 전 관장을 당선권인 3번에 배치하기로 했다.

앞서 공관위는 윤 전 관장을 당선권 밖인 21번에 배치해 논란이 됐다.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서울 영등포 당사 회의 후 “최고위 의견을 공관 위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에는 국민이 전혀 걱정 안 해도 되는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중인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들


공관위는 최고위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인사들의 추천을 취소하거나 뒷 순위로 변경하고, 비워진 순번에 통합당 영입 인사들을 재배치했다. 하지만 ‘선거의 얼굴’인 비례대표 1번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순번은 바뀌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조 전 논설위원은 중도층 득표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후보라는 평가가 나와 통합당의 거센 반발을 촉발했다. 하지만 공 위원장은 “(조 전 논설위원은) 그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관위가 통합당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지만, 여전히 당선권 내 통합당 영입 인재는 최대 5명에 불과하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당에 귀한 분들이 와주셨다”며 환영한 영입 인사 대부분은 공천을 받지 못한다. 통합당 영입 인재들도 앞서 성명을 내고 “미래한국당은 국민에 대한 헌신과 정치 혁신이라는 통합당의 가치를 진정으로 공유하고 있는 정당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병찬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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